오늘,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연재-지구별 행복 식당2012-05-0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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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어서 오세요. 여러분의 행복을 위해 문을 연 지구별 행복 식당입니다. 어느새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군요. 올 겨울바람은 유난히 매서웠고, 그래서 봄이 오긴 오는 건지 의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봄은 어김없이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렇습니다. 불행도, 슬픔도, 괴로움도 언젠가는 모두 끝이 있는 법이지요. 그 끝에는 따뜻한 행복이 활짝 핀 꽃 같은 얼굴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행복은 어김없이 약속을 지키니까요.
오늘 저는 큰마음 먹고 태블릿을 한 대 장만했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화면을 보니 신기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손끝으로 두드릴 때마다 새로운 세상이 펼쳐집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메시지를 발견했습니다.
“해군이 되느니 해적이 되자!”
푸핫, 하고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멋진 말이군요. 그러는 당신은 해적이 되었나요?”하고 저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당신은 정말 운이 좋군요. 해적처럼 세상을 정복한 레전드를 만나게 됐으니까요.”
“레전드라니요? 전설의 고향 찍는 것도 아니고…….”
“저는 스티브 잡스입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저를 IT로 역사를 바꾼 천재라고 부릅니다만…….”
“푸하핫! 농담도 잘하셔! 잡스 아저씨는 돌아가신지 몇 달 됐거든요. 남극에 계신가요? 소식도 모르셔?”
“믿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저는 스티브 잡스입니다. 그곳은 대한민국 지구별 행복 식당이지요? 님은 식당 주인이시고, 오늘 태블릿을 사지 않았습니까? 아이디는 레인보우99. 오늘 파란 티셔츠를 입으셨군요.”
저는 귀신에 홀린 듯 놀라고 말았습니다. 저를 어디선가 지켜보는 걸까요?
“하하하, 전 세계 CCTV로 모두 연결해 보고 있습니다. 제 육체는 죽었지만, 저는 제 뇌를 디지털로 바꿔 네트워크 속에 심어놓았습니다. 제 영혼은 디지털로 바뀌어 집시처럼 전 세계 네트워크를 떠돌며 자유롭게 살고 있습니다.”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는 메신저 친구가 새로 생겨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궁금한 게 있습니다. 잡스 님은 성공하신 건 분명한데요, 행복하셨나요?”
“한때 저는 불행했지요. 열일곱 살이 될 때까지 불행은 끈적거리면서 제 삶을 옮아 맸습니다. 저는 죽음도 수십, 수백 번 생각했지요. 세상에 왜 태어났는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세상은 온통 수렁 같았습니다. 그런데 열일곱 살이 될 때 죽음이 제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죽음이요? 무시무시하군요. 어서 죽으라고 속삭이던가요?”
“제가 죽음에게 받은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매일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산다면 언젠가는 위인이 되어있을 것이다.’ 이 글이 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이후로 암에 걸려 죽기 전까지 날마다 아침 거울을 보면서 제 자신에게 묻곤 했습니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하려고 하는 일을 한 것인가?’”
“그래서요? 처음 그렇게 질문했을 때 잡스 님은 뭐라고 대답했나요?”
“처음 며칠 동안은 계속 ‘No’라는 답변만 나오더군요. 나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곧 죽는다’는 생각을 해보세요. 저는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마다 이 생각이 중요한 도구가 됐습니다. 다른 사람이 저에 대해 기대할 때, 나 스스로 자만심에 빠질 때, 내가 너무나 수치스러울 때, 실패할까봐 두려울 때 ‘곧 죽는다’는 생각을 해보세요. 죽음 앞에서는 이 모든 고민이 다 떨어져 나가고, 오로지 진실로 중요한 것만 남게 됩니다.”
제 심장이 갑자기 두근거렸습니다. 진짜 스티브 잡스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도 두려울 때가 있습니다.”하고 저는 고백했습니다. “제가 가진 것을 잃어버릴까봐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죽음을 생각하면 무엇을 잃어버린다는 두려움은 사라지겠군요.”
“그럼요. 우리는 모두 언젠가는 죽을 몸입니다. 그러니까 가슴을 따라 살아가세요. 사랑하는 일을 찾아서 하세요. 일은 삶의 많은 부분을 채울 것이고, 그 일을 할 때 진정한 만족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행복해지는 길입니다.”
문득 제 자신이 뜨거워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태블릿만큼이나 제 몸과 마음은 열정으로 뜨거워졌습니다.
“Awesome!”
저는 스티브 잡스를 흉내 내면서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신이 나고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거울을 바라보며 저는 제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하려고 하는 일을 한 것인가?’ 저는 무엇이라고 답을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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