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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말고 그 무엇이

2012-04-0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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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눈썹(양장본 HardCover)
저자 김용택
출판사 마음산책 | 2011.10.20
정가 8,000 판매가 6,400 원 ( 20% +2%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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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섬진강 시인김용택 시집을 샀다. 그의 시집으로 시선집(詩選集) 권을 포함하여 14권을 보유하게 되었다. 근래 그의 작품은 어떨까? 서둘러『속눈썹』을 펼쳐보았다.
 
 
*
산그늘 내려오고
창밖에 새가 울면
나는 파르르
속눈썹이 떨리고
두 눈에
그대가 가득 고여온답니다.
-속눈썹」전문(全文)
 
한동안 ~ 때리고 있었다. 내가 알고 있던 시와 동시의 경계가 실종되어버린 느낌이었다. 정신줄을 다잡고 동시(童詩)’ 검색해보았다. “어린이가 지은 라는 뜻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여 그들의 사고와 정서에 맞게 지은 라는 뜻이 있다.「속눈썹」은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나도 나이가 들면서 확실히 눈물이 많아졌다. 이순(耳順) 접어든 시인도 그러할까? 지나치게 감상적(感傷的)이라는 느낌이 앞장서 달려나간다. 시인의 눈에 가득 고여오는 그대 누구일까? 김소월 보다는 한용운 가까운 같은데……. 어느 인터뷰 기사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으로 리영희를 꼽았는데, 시인의 순박해 보이는 인상과는 매치가 되지 않아 상당히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새삼 스멀거린다. ‘그대 리영희일까? 아니면, 리영희가 숭배하던 마오쩌둥 혹은 김씨 부자일까? 아닐 거라고, 성가시게 달라붙는 모기를 쫓듯 번이나 머리를 크게 저어본다. 
 
 
 
 
배강조Jongil-girl With a pearl earring portrait
 
 
 
*
세상의 가장 깊은 곳에서
세상의 가장 슬픈 곳에서
세상의 가장 아픈 곳에서
세상의 가장 어둔 곳에서
더 이상, 피할 수 없을 때
 
미쳐서
 
꽃은 핍니다.
-절정」전문(全文)
 

 
                                     김종학
 
 
 
~! 나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삶에 있어서 절정은 어느 지점일까 하는 물음이 번개같이 스치고 지나갔다. 여태껏 생명력이 한창 뻗쳐오르는 젊은 시절로 당연시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젊은 시절이란 세상의 가장 깊은 ’ ‘가장 슬픈 ’ ‘가장 아픈 ’ ‘가장 어둔 아직 경험하지 못한 풋내 나는 시절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젊은 시절이 절정이 없다. 혹시 세상의 가장 깊고 슬프고 아프고 어두운 곳을 경험하고 모든 것을 기꺼이 받아들일 , 비로소 삶의 절정이 꽃피는 아닐까?
 
 
*
달이 밝습니다.
어제가 보름이었지요.
행복합니다.
이렇게 밝고 큰 달을 다 차지하고 혼자 볼 수 있어서요.
아무 방해도 받지 않아 좋습니다.
늘 그리운 사람 있습니다.
힘이 들 때, 보고 싶은 사람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보름달」전문(全文)
 
 
                                         이수동
 
 
 
수록된 작품 전부가 짧다. 예술적 장식을 부착하거나 언어적 기교를 부리지 않았다. 심심할 정도로 단순하고, 단순한 만큼 직설적이다. 하지만 마음을 다해 사랑합니다라고 말하기가 그리 쉬울까? 진정한 용기가 없으면, 진실할 없다. 진실하지 않으면, 사랑할 없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나도 말이 짧아지는 같다. 진심과 앎은 언어로 표현하면 할수록 손상된다는 것을 체험했기 때문일까?
 
사랑 말고/ 우리가 노을 아래 엎디어 일이/ 무엇이 있을꼬.” 자서(自序)에서 시인은 이렇게 선언했다. 삶이 지루하다는 것은 살아가고 있는 방식이 잘못되었음을 증명할 뿐이다. 생각하고 느껴라! 삶에서 사랑 말고 무엇이 소중하리오. “사랑은 하나의 기술이 아니다. 사랑은 삶의 가장 깊은 곳의 향기이다.” 어느 신비주의자의 목소리가 환청으로 들려온다.
 
 
 
관련도서
[시/에세이] 구름없이 내리는 소나기 1
오쇼 | 황금꽃
2000.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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