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말고 그 무엇이
시의 풋내음2012-04-0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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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섬진강 시인’
한동안 머~엉 때리고 있었다. 내가 알고 있던 시와 동시의 경계가 실종되어버린 느낌이었다. 정신줄을 다잡고 ‘동시(童詩)’를 검색해보았다. “어린이가 지은 시”라는 뜻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여 그들의 사고와 정서에 맞게 지은 시”라는 뜻이 있다.「속눈썹」은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나도 나이가 들면서 확실히 눈물이 많아졌다. 이순(耳順)에 접어든 시인도 그러할까? 지나치게 감상적(感傷的)이라는 느낌이 앞장서 달려나간다. 시인의 눈에 가득 고여오는 ‘그대’는 누구일까?
![]() 배강조「Jongil-girl With a pearl earring portrait」
![]() 으~음! 나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삶에 있어서 절정은 어느 지점일까 하는 물음이 번개같이 스치고 지나갔다. 여태껏 생명력이 한창 뻗쳐오르는 젊은 시절로 당연시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젊은 시절이란 ‘세상의 가장 깊은 곳’ ‘가장 슬픈 곳’ ‘가장 아픈 곳’ ‘가장 어둔 곳’을 아직 경험하지 못한 풋내 나는 시절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젊은 시절이 절정이 될 수 없다. 혹시 세상의 가장 깊고 슬프고 아프고 어두운 곳을 경험하고 난 뒤 그 모든 것을 기꺼이 받아들일 때, 비로소 삶의 절정이 꽃피는 것 아닐까?
![]() 수록된 작품 전부가 짧다. 예술적 장식을 부착하거나 언어적 기교를 부리지 않았다. 심심할 정도로 단순하고, 단순한 만큼 직설적이다. 하지만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합니다”라고 말하기가 그리 쉬울까? 진정한 용기가 없으면, 진실할 수 없다. 진실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나도 말이 짧아지는 것 같다. 진심과 앎은 언어로 표현하면 할수록 손상된다는 것을 체험했기 때문일까?
“사랑 말고/ 우리가 노을 아래 엎디어 울 일이/ 또 무엇이 있을꼬.” 자서(自序)에서 시인은 이렇게 선언했다. 삶이 지루하다는 것은 살아가고 있는 방식이 잘못되었음을 증명할 뿐이다. 덜 생각하고 더 느껴라! 삶에서 사랑 말고 그 무엇이 더 소중하리오. “사랑은 하나의 기술이 아니다. 사랑은 삶의 가장 깊은 곳의 향기이다.” 어느 신비주의자의 목소리가 환청으로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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