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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그네

2010-02-0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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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그네 

 

지난 겨울도 나의 발은

발가락 사이 그 차거운 겨울을

딛고 있었다.

아무 데서나

심장을 놓고

기웃둥, 기웃동 소멸을

딛고 있었다.

 

그 곁에서

계절은 귀로를 덮고 있었다.

모음을 분분히 싸고도는

인식의 나무들이

그냥

서서 하루를 이고 있었다.

 

지난 겨울도 이번 겨울과

동일했다.

마음할 수 없는 사랑이며, 사랑‥‥‥

내외들의 사랑을 울고 있는 비둘기

따스한 날을 쪼고 있는 곁에서

동일했다.

 

모든 나는 왜 이유를 모를까.

어디서나 기웃둥, 기웃둥하며

나는 획득을 딛고

발은 소멸을 딛고 있었다.

 

끝없는 축복.

떨어진 것은 恨대로 다 떨어지고

그 밑에서 무게를 받는 일월이여.

모두 떨어져 덤숙히 쌓인 위에

감당할 수 없는 무게로

발자국이 하나씩 남는다.

 

손은 필요를 저으며 떨어져나가고.

손은 필요를 저으며 떨어져나가고.

 

서서 작별을 지지하는 발

발가락 사이 이 차거운 겨울을

부수며

무엇인가 아낌없이 주어버리며

오늘도 딛고 있다.

 

바람을 흔들며 선 고목 밑

죽은 언어들이 히죽히죽 하얗게 웃고 있는

겨울을,

첨탑에서 안식일을 우는 종이

얼어서 얼어서 들려오는

겨울을.

 

이번 겨울도 나의 발은

기웃둥, 기웃둥 소멸을 딛고.

일월이 부서지는 소리

그 밑 누군가가 무게를 받들고‥‥‥

 

- 오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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