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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분의 고독

2010-03-07 13:00
http://booklog.kyobobook.co.kr/PSM3200/799411    신고

일인분의 고독   

 

당신이 내게 보인 뜻밖의 사적인 관심은 나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사회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관례적 방식을 빌기는 했지만, 당신의 '사랑한다'는
고백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기뻤습니다.
잎을 가득 피워낸 종려나무, 바다에 내리는 비, 그리고 당신. 그것은 나를 기쁘게
하는 것들의 목록입니다. 기름진 경작지와도 같은 당신의 황금빛 몸, 물방울처럼
눈부시게 튕겨오르는 당신의 젊은 사유, 그리고 서늘한 눈빛을 상상만 해도 나는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그런데 사랑이라니! 와디를 아시는지요. 사막의 강, 우기 때 물이 흐른 흔적만
남아있는 메마른 강. 난 그런 와디나 다름없어요. 누구도 받아들일 줄 모르는
인색하고 협량한 마음의 와디. 당신이 흐르는 강물이 되어 내 협량한 마음의
와디를 가득 채우고 흐르길 오랫동안 꿈꾸었지요. 나는 당신의 강물로 내 죽은
뿌리를 적시고, 마침내 잎과 꽃을 피워내고 열매 맺기를 꿈꾸었지요. 아아,
하지만 나는 그걸 흔쾌히 수납할 수 없음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랑이라는 과실을 깨물어 그 넘치는 과즙의 열락을 맛보고 싶은 욕망이 없는 건
아니예요. 몇 날 며칠의 괴로운 숙고 끝에 나는 당신의 사랑을 거절하기로 마음을
굳힙니다. 부디 내 거절의 말에 상처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나는 이미 낡은
시대의 사람이고, 그러니 당신이 몰고오는 저 야생의 수목이 뿜어내는 신선한
산소를 듬뿍 머금은 공기에 놀라 내 폐가 형편없이 쪼글아들지도 모르죠.

그러니 나를 가만 놔두세요.

  

더 정직하게 말하죠. 나는 너무나 오랫동안 혼자 잠들고, 혼자 잠깨고, 혼자
술마시는 저 일인분의 고독에 내 피가 길들여졌다는 것이죠. 나는 오로지 어둠
속에서 일인분의 비밀과 일인분의 침묵으로 내 사유를 살찌워 왔어요. 내게
고갈과 메마름은 이미 생의 충분조건이죠. 난 사막의 모래에 묻혀 일체의 수분을
빼앗긴 채 말라가는 죽은 전갈이죠. 내 물병자리의 생은 이제 일인분의 고독과
일인분의 평화, 그리고 일인분의 자유를 나의 자연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러니
당신은 지금까지 그랬듯이 거기에 서 있으면 됩니다.
어느 해 여름 우리는 바닷가에서 밤하늘에 쏟아져내리는 유성우를 함께
바라봤지요. 그 때 당신과 나의 거리, 너무 멀지도 않고, 너무 가깝지도 않은 그
거리를 유지한 채 남은 생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 장석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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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6 09:40
http://booklog.kyobobook.co.kr/PSM3200/798985    신고

 

살아야할 이유를 찾는다  

 

있으면

보고파서 괴롭고

없으면

외로워서 힘든 게

사랑이었다


어느덧 깊어지면

여러 이유로 아파야 했고

순식간에 멀어지면

허전함에

치를 떨어야 했다


수많은 시간과 공간 속

내 삶 위에 겹쳐진

또 다른 삶들

나는 혼자

그림 그리고 있지 않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채색해 온 그림은

천연색 추상화가 된다


사랑이

가장 중요하단 것을 알 즈음

사랑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었다


현실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이상이라며 고집하다가

이상만큼 중요한 것이

현실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날


난 그런 날에 살면서

살아야할 이유를 찾는다

내 삶과 내 가슴이

남김없이 불타오를

거룩한 사랑을 찾는다

 

- 정유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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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2 08:30
http://booklog.kyobobook.co.kr/PSM3200/795637    신고

바다로 가는 서른세번째 길

 

나는 길 위에 있고 길은 내 밑의 사랑 위에 있다
태양의 빛이 끝나는 길 위에는 달빛의 길 또한 흐르고 있고
수평선이 하늘로 빠지는 다섯번째 둔덕에서 부는 휘파람은 스산하다
그때 내가 읽었던 소설은 누가 바람을 보았는가이다
그 소설은 내가 숲으로 가는 열한번째 길 바깥에서이다

 

사람이 가장 나중에 사랑해야 할 것이

여자라고 씌어 있던 소설은 적요하다
길 위에서는 돌을 사랑하고

돌을 흘러가는 강물의 흐름을 읽고
일곱번째 바람이 부는 저녁 그 돌의 가슴속으로 들어가
그 돌의 여자가 되어야 한다
그 강물의 창문은 하늘을 위한 것이지만
무엇보다 그대를 위한 것이었다
바람이 알맞게 불고 봄 저녁이었고
포구에는 배가 불빛에 지치고 있었다

 

자작나무숲 너머 사람이 아름다운 저녁이 있고
그 숲을 지나 지구로 가는 길 한가운데 있는 자전거가 아름다운 날이다
나는 바다로 가는 길 위에 있고
그대는 내가 가는 길 끝에 있다
나는 그 길을 가장 낮은 천국으로 가는 첫번째 길이라고 이름 불렀다.
 
 - 박용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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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감동+눈물

2010-02-26 18:17
http://booklog.kyobobook.co.kr/PSM3200/793529    신고


24일 김연아 선수 경기는 예술이었다.

78.50

완전 짱이었다.

 

26일도 정말 손에 땀이 나고 긴장되게 했다.

228.56 완전 쵝오다.

...정말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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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의 유령

2010-02-25 18:46
http://booklog.kyobobook.co.kr/PSM3200/792973    신고
렘브란트의 유령
저자 폴 크리스토퍼
출판사 중앙북스 | 2008.04.25
정가 10,000 판매가 8,500 원 ( 15% +3% P)
평점 내용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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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처음에 무슨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읽었을까? `렘브란트` 미술 작품에 대한 이야기 일까? `유령`에서 좀 무서운 자극을 받기도 했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렘브란트의 유령`을 만났던가(?) 내가 생각하는 제목은 `핀의 모험`이 딱이다. 여행 떠나기가 싫었는데 힘들게 여행했던 기억이 있다. 꼭 이 책을 읽고난 후의 느낌이다. 렘브란트의 그림을 모티브로 소설화 하기에는 부족했다. 

 

솔직히 책의 두께에 밀려 책상에 오래 머물렀던 책이었다. 작품에 푹 빠지게 하는 소설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었다. 의문과 궁금증을 하나씩 던져서 풀어나가는 탐정 소설 느낌이었다. 라이언(핀)양과 빌리(공작)가 비밀스럽기까지한 세 가지 유산을 찾아 떠나는 모험적인 소설이었다. " 핀은 화려한 액자 속의 그림을 다시 한 번 바라보았다. 과거의 폭력을 대변하는 추악한 휘장과 오래전에 세상을 떠난 사람의 이름을 붙인 채 제 본래의 의미를 감추고 있는 그림이었다. "  

 

" 우린 피터르 부하르트를 찾아 무척 먼 길을 왔어요. 그 사람이 눈앞에 있는데, 그냥 떠날 수 없잖아요. " 부하르트(핀의 아버지)는 왜 찾게 했는지 알게 되었고, 부하르트가 원주민들과 지내는 이유도 알게 되었다. 소설도 무척 길었다. 끝을 물고 새로운 사건으로 들어가는 이야기가 오히려 흥미를 떨어지게 했다. 한 권으로 된 책의 두께에도 만만치 않았지만, 새롭게 알게된 각주에도 놀라웠다. 작가의 광범위하고 구체적인 지식에 비해 소설에서 새로운 전개를 시도하는 부분에서는 단순한 기록문이나 보고서 같은 느낌도 받았다. 작가의 다음 작품은 판타지 소설로 기다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판타지 소설과 영화를 무척 좋아하는 것 같다. 「렘브란트의 유령」에서 곧 잘 출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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